1.“영어 단어는 외우면서, 국어 낱말은 왜 그냥 넘기나요?”

영어 단어는 공부하면서, 국어 낱말은 왜 그냥 넘기나요?

“모국어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외국어도 제대로 배울 수 없습니다.”
— 최정호 (언어학자,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1. 영어 단어는 외우는데, 국어 단어는 그냥 넘기나요?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와 함께 영어 단어장을 붙잡고 앉아 “이건 apple, 이건 jump, 이건 because…” 외우는 풍경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단어 뜻을 묻고, 철자 테스트도 하고, 외웠는지 확인하느라 부모도 아이도 진이 빠지죠.

그런데 같은 아이가 국어 지문을 읽다가 “귀결”, “논거”, “환기” 같은 단어를 마주치면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대충 보면 알겠어요.”
“몰라도 넘어가도 되잖아요.”
“국어니까 굳이 외우진 않아도 돼요.”

📌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우리는 아이들에게 영어 단어는 ‘외워야 하는 것’이라 가르치면서도, 정작 아이의 모국어인 국어의 어휘는 무심코 흘려보냅니다.
그 결과, 아이는 영어 단어는 잘 외우지만, 국어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가 됩니다.


2. 공부는 ‘모국어 어휘력’ 위에 쌓입니다

언어학자 최정호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외국어 능력은 모국어 능력 위에 쌓이는 2층 집과 같다.
1층이 부실하면, 2층은 쉽게 무너진다.”

즉, 모국어 어휘력이 부족하면, 영어든 수학이든 어떤 공부든 중심을 잡을 수 없습니다.

영어 지문을 해석할 때, 번역된 국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단어를 외워도 소용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 “He eventually made a decision.” → “그는 결국 결정을 내렸다.”

여기서 **‘결정’**이라는 단어를 국어에서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아이는 영어 해석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단어는 알지만, 문장 전체 맥락이 연결되지 않는 거죠.


3. 국어 어휘를 무시하면 생기는 문제

초등 6학년 정우는 영어 단어는 정말 열심히 외우는 아이다. 매일 10단어씩 암기하고, 뜻도 정확하게 외운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사회 교과서를 읽을 때마다 질문이 많았다.

👦🏻 “엄마, 이거 ‘자급자족’이 뭐야?”
👦🏻 “아, ‘유목’은 양치기 같은 거야?”
👦🏻 “‘중앙집권’은 왜 중요해?”

정우는 영어 단어의 뜻은 철저하게 외우면서도, 정작 국어에서 자주 나오는 ‘한자어 기반의 낱말’을 그냥 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 낱말들이 단어 하나에 그치지 않고, 개념 이해 전체를 방해한다는 점이다. 결국 지문 해석에 시간을 많이 소모하게 되고, 내용 정리도 어렵게 된다.


4. 아이가 ‘낯선 국어 낱말’을 못 넘기는 날

초등학교 4학년 수아는 영어 단어 시험에서는 100점을 받지만, 국어 독해 문제는 자주 틀렸다. 특히, 지문 속 ‘필자’, ‘의도’, ‘대조’, ‘강조’, ‘의의’ 같은 단어를 보면 멈칫한다.

엄마는 어느 날 수아에게 물었다.

“수아야, ‘의의’가 무슨 뜻이야?”
수아는 대답했다. “어… 그냥 중요한 거?”

뜻이 비슷하긴 하지만, 정확히 알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수아는 이렇게 말했다.

“근데 엄마, 이런 단어는 시험에 안 나오는 거잖아.”

📌 문제는 바로 여기 있었다.
국어 낱말은 시험용이 아니라, 공부의 모든 문장 속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이가 모른다는 것.


5. ‘국어 낱말 무시’는 공부 전체를 무너뜨립니다

  • 수학 문제에서 “전체에서 일부분을 ‘제외’한 값”이라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면?
  • 과학에서 “물질의 상태 변화는 온도에 따라 ‘응축’과 ‘기화’가 일어난다”는 문장을 해석하지 못하면?
  • 사회에서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통제한다”는 표현의 개념어가 모호하다면?

📉 모든 과목에서 이해의 속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 문제 풀이 속도가 느려지고, 실수가 많아지고, 시험 점수가 낮아집니다.
📉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나는 공부를 못해”라는 잘못된 자의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6. 국어 낱말을 제대로 공부하는 습관 만들기

그렇다면 영어 단어만큼 국어 낱말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 ‘국어 낱말장’ 만들기

  • 교과서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기록
  • 뜻 + 예문 + 내가 만든 문장까지 정리

✅ 영어 단어장과 나란히 놓기

  • 오늘 외운 영어 단어 5개 + 국어 낱말 3개 같이 정리
  • 의미를 비교해보며 쓰면 기억력이 배가됨

✅ 한자 풀이 병행하기

  • ‘결정(決定)’ → ‘결(결단할 결)’ + ‘정(정할 정)’
  • 단어의 구조를 알면 뜻이 더 오래 기억됨

7. 부모의 언어 감각이 아이의 어휘를 키웁니다

“이게 왜 중요해?”
“알아도 시험에 안 나오잖아.”
“대충 읽고 넘어가도 문제는 풀 수 있어요.”

아이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바꾸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입니다.

  • 아이와 대화할 때, 어려운 단어도 풀어서 설명해 주세요.
  • 뉴스나 신문에서 본 단어를 함께 해석해 보세요.
  • “이건 이런 뜻이야. 영어로 하면 이런 느낌이야.” 하고 연결시켜 주세요.

그 과정 속에서 아이는 점점 국어 낱말을 **‘공부의 도구’**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8. 낱말 하나가 공부를 바꿉니다

📌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처럼,
📌 국어 낱말도 알고, 써보고, 적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영어 단어 외우는 습관은 가르쳤지만,
국어 낱말을 이해하고 써보는 경험은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공부의 언어는 국어입니다.
시험도, 수업도, 설명도, 문제도 모두 국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아이가 낱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순간,
공부가 가볍고, 자신감이 자라납니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는 ‘국어 낱말’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 참고 링크

대한검정회 급수별 선정 한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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