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어려운 게 아니라, “단어”가 낯선 거예요.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단어 앞에서 멈춰 서는 것일지도 몰라요.”


1. 도대체 왜 이렇게 공부가 어려울까요?

“우리 아이는 책도 읽고, 학원도 다니고, 수업도 빠지지 않아요. 그런데 왜 성적은 그대로일까요?”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고민을 하십니다.
아이에게 비문학 지문을 읽게 하면 끝까지 읽긴 하는데, 내용을 묻는 질문엔 대답을 못합니다. 과학 문제를 풀 땐 공식은 외웠는데, 문제 뜻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처음엔 단순히 집중력의 문제일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의 문제집을 함께 들여다보던 중,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 “아, 이 아이는 내용을 몰라서가 아니라, 단어를 몰라서 힘들어하는구나.”


2. 이해의 첫 문은 ‘단어’

‘개념’, ‘분석’, ‘관찰’, ‘추론’, ‘논거’…

교과서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단어들이 아이에게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외계어’처럼 느껴진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국어 시간에 ‘논거(論據)’라는 말이 나옵니다. 뜻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입니다. 그런데 ‘논(論)’이 무엇인지, ‘거(據)’가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면 아이는 이 단어 자체에 막혀서 그다음 문장을 읽지 못합니다.

👦🏻 “논거가 뭐야? 그냥 예시야? 주장?”

📉 결국 이런 단어 하나가 아이의 이해력을 가로막고, 나아가 공부에 대한 흥미마저 떨어뜨리는 겁니다.


3. 어휘력 부족은 ‘지능’ 문제가 아닙니다

이쯤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건, 머리가 나쁜 게 아니라 어휘력이 부족한 겁니다.

실제로 어떤 초등학생 아이는 수학 문제에서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리까지 반올림하시오’라는 문장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이 아이는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리’, ‘반올림’**이라는 표현 중 하나라도 낯설면 전체 지시문이 해석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수학 실력이 아니라, 어휘력의 문제입니다.


4. 실제 사례: 말은 읽는데, 의미는 모르는 아이

초등학교 4학년인 ‘서연’이는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국어도 좋아하고, 발표도 잘하는데, 유독 시험만 보면 점수가 낮았습니다.

엄마는 의아했습니다.
서연이는 성실하고, 노력파인데도 성적이 잘 안 나오는 이유가 뭘까?

결국 엄마는 아이와 함께 문제집을 풀며 관찰해봤습니다.

📌 문제: “다음 글에서 필자가 주장하는 바를 찾으시오.”
👧🏻 서연이: “주장은 알겠는데… ‘필자’가 뭐예요?”

📌 문제: “자료를 분석하여 공통점을 쓰시오.”
👧🏻 서연이: “분석이 뭐야? 그냥 보는 거?”

그제야 어머니는 알게 되었습니다.
서연이는 문장을 ‘읽을 줄’은 알았지만, 단어를 이해하진 못했던 것입니다.


5. 교과서의 70%는 한자어입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어휘력은 단순히 국어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과목의 기초 체력이다.”

교과서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어들의 70% 이상이 한자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화합물’, ‘정치 체제’, ‘분석’, ‘개념’, ‘이론’ 등…

이런 단어의 뜻을 한자어로 이해할 수 있다면, 단어가 훨씬 친숙하게 느껴지고 기억에도 오래 남습니다.

예를 들어,
**‘응축(凝縮)’**이라는 단어는 ‘응결되어 줄어든다’는 뜻인데, 한자를 알면 쉽게 연결됩니다.

  • 응(凝): 엉기다
  • 축(縮): 줄어들다

🧠 이렇게 ‘한자’는 단어의 뿌리를 알려주는 열쇠이자, 어휘력을 확장시키는 도구입니다.


6. 공부의 ‘진짜’ 시작은 단어에서부터

어휘력이 부족한 아이는, 내용 자체가 아니라 ‘단어에서’ 자꾸 걸립니다.
책을 읽을 때는 읽지만, 이해는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 초등 저학년 땐 눈에 띄지 않지만,
✔ 고학년이 되고,
✔ 중학교에 올라가면,

이해할 개념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때 단어의 기초 체력이 없는 아이는, 공부가 갑자기 너무 힘들어지게 되는 겁니다.


7.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어휘 공부법

📚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어휘력,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요?

✅ 하루에 하나씩 개념어 노트 만들기

  • ‘개념’, ‘근거’, ‘자료’, ‘유추’ 같은 교과서 단어들을 하루 하나씩 정리해보세요.

✅ 한자어를 익히되, 쓰기보단 의미 중심으로

  • 억지로 쓰게 하기보단, 단어의 구조(예: 논증 = 말 논 + 증명 증)를 설명해 주세요.

✅ 일상에서 어휘 노출 늘리기

  • “오늘 뉴스에서 ‘분석’이란 말이 나왔어. 무슨 뜻일까?”
  • “‘결론’이 뭐야? ‘귀결’이랑 어떻게 달라?”

이런 가벼운 대화만으로도 어휘 감각은 자랍니다.


8. 단어 하나가 성적을 바꿉니다

“공부는 안 하는 게 아니라, 단어에서 멈춘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많은 부모님들은 가슴이 아프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희망은 분명합니다.
단어 하나씩, 의미를 알게 되고, 문장이 보이기 시작하면 아이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어렵던 과목도 ‘이제 이해가 된다’며 스스로 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 단어는 생각의 도구입니다.
✏️ 단어는 공부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그 출발선에 부모님의 관심이 함께할 수 있다면,
아이의 공부는 진짜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참고 링크

대한검정회 급수별 선정 한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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